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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ized under 복병장 취사일기 & written by BO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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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나는 당구대 쪽에서 손짓하는 웅씨를 보고 며칠전의 당구대결을 떠올렸다. 얼마전 양-복(취사) vs 웅-훈(탐지) 대전은 1승1패로 박빙의 승부를 보여주었다. 물론 승부는 나나 웅씨가 아니라 양왕과 훈씨의 몰아치기로 결정되었지만, 어쨌든 지난날의 숙적! 웅씨.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웅씨는 어린이날에 1:1 대결을 제안했었고, 나는 이참에 우열을 가려보겠다며 대결에 응했다. 일단 당구대 상태가 대부분 좋지 않아 당구대 선정부터 한차례 신경전이 일었는데, 막상 고른 당구대는 하필 왼쪽쏠림현상이 있는 당구대였다.
웅씨의 실력을 과대평가한 나는 웅100 : 복20 을 주장했으나, 반대로 내 실력을 과대평가한 웅씨는 100:50 을 주장했다. 이때 아들군번 관호가 등장해서 100: 100: 50 으로 하고 꼴찌가 아이스크림을 쏘기로 했다.
시작하자마자 관호는 의외로 까는 만큼 빡을 내고, 예상을 깨고 웅씨가 초반레이스를 시작했다. 웅씨와 나는 60:50 , 50:60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뽑고, 빡내고, 뽑고, 빡내고를 반복했다. 그러는 동안에 관호는 무려 100을 다 뽑고 3쿠션까지 쳐버린 뒤 소대 호출로 내려가버리고(승자의 여유인가), 그때부터 웅씨와 나의 본격적인 1:1 대결이 시작되었다.
웅씨와 나는 무려 1시부터 3시까지 장장 2시간에 걸쳐 당구대에 들러붙어 있었다. 처리해야 할 점수는 오히려 늘어나기만 하고, 2시가 넘어서자 정신력이 흐려진 그는 수없이 빡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난 겨우겨우 빨간 공 하나씩 치다가 요행히 두개를 다 치기도 하며 드문드문 점수를 까기 시작했다. 나는 '어려운 공은 치지 않는다' 며 빨간 공 두개가 붙기를 기다렸다가 치곤 했으니, 일명 '때를 기다린다' 전략이다.
한때 웅씨가 30까지 몰아치고 나는 80까지 늘어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으나, 이미 집중력이 저하된 웅씨의 뽀록다반사에 힘입어 50:30까지 다시 치고 올라왔다. 그러다가 또다시 의미없고 지루한, 흰공으로 빨간공 하나만 치는 장기전으로 점철되고, 웅씨는 제발 담배 한대만 피고 하면 안되냐며 금단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웅씨는 공을 왜이리 힘들게 주냐고 불평했지만, 그건 상대방인 내가 해주는게 이상한거고, 어차피 그렇게 해줄 수도 없었다-_-.. '복형은 날 도와주지 않아!!ㅠㅠ', '그럼 날 이기던가'
웅씨 아래의 탐지 후임들이 간간히 왔다가 아직도 하냐며 혀를 내두르며 사라지고, 현중이와 양왕도 옆 당구대에서 대결이 끝나길 기다리며 치다치다 지쳐 사라졌다.
그래도 난 환상적인 뽀록예술구에 힘입어 결국 3쿠션까진 왔는데 그때가 이미 2시 20분이었다. 이때쯤 되자 웅씨는 자제심마저 잃고 90까지 빡내고, 그래도 아이스크림을 살 수는 없다며 게임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는 무려 400점을 넘게 빼고도 여전히 90점이 남아있었고, 난 180 빼고 3쿠션 한개만 치면 되었는데, 그래봤자 3쿠션이 불가능했던(?) 난 40분동안 쿠션 하나를 못넣었다. '웅씨 제발 날 이겨줘요ㅠㅠ'
웅씨는 끊임없이 짜증내고 있었지만 그래도 정신줄만은 놓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손이 말을 듣지않아 날 이기기는 커녕 현상유지도 제대로 못했고, 결국 3시에 호영이가 저녁조리 시작해야 된다며 찾아오자 비로소 당구대결은 종료되었다. 우리는 둘 다 이긴것마냥 이 개 지루한 대결이 끝난 것 자체를 기뻐했다.
경기내용은 3쿠션까지 진입한 내가 이긴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웅씨는 내가 먼저 포기한거니까(?) 자기가 이긴거라고 마구 우겼다. 그래서 그냥 그러라고 했다;;
문제해결능력의 부재는 대결을 2시간까지 늘려놨고, 묘한 승부욕은 아이스크림을 쏘지 않으려는 긴박감(?)과 맞물려 끊임없이 지루한 큐대질만을 반복하게 만들었다. 이를 두고 용호상박이라 하는 것인가!!!!!!!!!!!!!!!!!
'다시는 복형이랑 같이 당구 안쳐요'
사실 난 이기는데는 별 관심없지만 어떻게 끝날지 궁금한건 사실이라 끝까지 성실하게(?) 대결에 임했다. 그러나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은 너무도 많았고, 공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럭비공처럼 날뛰었다. 가끔은 당구대 밖으로 흰공이 뛰쳐나가기도 하고, 가끔은 뽀록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스핀이 없어도 공이 마구 휘어 굴러가 가끔 뽀록샷의 기쁨을 주었던 왼쪽쏠림 당구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