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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방부장관이 주최하는 편지공모전 입선! 내 이름 석자가 비록 대상이나 금은동상은 아니지만 입선에 들어있는게 아닌가. 워낙 굴곡없이 산 인생이라 입선만으로도 감사감사캐감사 하면서, '낼껄!!!' 하며 후회하는 왕고님하를 뒤로하고 정훈장교님께 다녀왔더랬지.
저녁엔 식사하시는 대대장님 곁을 지키며 1:1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대장님께서는 나의 조리있는 대답(조리병이라 조리가 있나?-_-..)에 만족하셨는지 훌륭하다며 '포상도 챙겨주고 후임도 채워주꾸마!!' 하며 즐겁게 나가셨다. 그리고 그날 새벽 대대인원은 행군을 했다. 나는 물론 취사병이니까 밥을 준비해야지; 오늘 새벽으로 당겨진 빵식을 미리 셋팅해놓고 혼자 설레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물론 일어날땐 너무 푹자다 못해 침까지 질질 흘리다가 겨우겨우 인났다. 11월 29일 새벽 4시, '휴가다' .. 비로소 실감이 났다. 관리관님께서 따로 신경써 주셔서 일찍 조리 마무리하고 6시부터 생활관에 올라가 휴가나갈 준비를 했다.
생활관에 대기하는 1시간이 어찌나 긴지 전투화 끈을 졸라맸다 풀었다, 보낼 편지지를 꺼냈다가 넣었다가.. 출타자시험이랑 출타자교육을 받을때까지만 해도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출타자총기함에 총 넣는 시간은 또 갑자기 왜그리 촉박한지 조병장 앞에서 어리버리타다가 징징 옹알옹알대면서 겨우겨우 육공에 올라타 출발하고야 말았다. 7시 53분.
검단 소방서 앞 아버지 차 뒤에 육공이 섰다. 나는 우르르 지나가는 병사들 사이를 지나쳐 차에 몸을 실었다. 진짜 정말 컼 우왕굳 리얼리..... 밖이다..!! 차는 유유히 자유로로 미끄러져 나갔다.
무려 5개월만에 나오는 휴가. 부모님과 즐거운 점심식사를 하고, 또다시 어색해져버린 내 방에 들어서서 한참을 기웃거리다가 침대에서 뒹굴뒹굴, 사지방 아이디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컴퓨터의 편리함에 탄복하기도 했다.
군복만 입는 나로서는(사실 활동복;;) 바깥에서 하는 코디가 뜻대로 될리가 없다. 일단 방은 너무 더웠으니까;; 나오고 나서야 둔한 계절감각 탓하고 후덜덜거리며 5개월만에 찾아간 양재역, 그리고 재준이와의 만남. 전화로만 늘 연락하다가 다시보는 그의 얼굴. 겨울 답게 머리는 좀 길었지만 여전하다..여전해!!
늘 함께했던 장소들은 조심스레 추억을 발하고 있었다. 큼직큼직한 도시, 삭막함보단 익숙함, 익숙하지만 왠지모르게 어색한, 어쩌면 '익숙했다' 가 맞다고 느껴지는 거리와 풍경과 이야기들.
저녁엔 어머니와 쇼핑을 했다. 그동안 관리관님께 채워달라고-채워달라고 그렇게 말해도 채워주지 않았던 가위와 집게와 국자와 캔따개 기타등등 온갖 취사장 잡다구니들을 사들였다. 그중에서도 2천원에 혹해서 사들인 야채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 많은 물건들 중 오직 조리도구들만 눈에 들어오는걸 보니 과연 취사병이긴 한가보다. 하긴, 내 잠꼬대 들은 사람들 말로는 이미 꿈속에서마저도 취사병이더만; 그렇게 맨날 하기싫다-그만두고싶다 하면서도 사실은 애정가득 관심만땅 자부심 끝장나는 취사병인거다!
그 조리도구들을 들고 휴가복귀를 할 생각을 하니, 복귀할때의 그 거지같은 기분이 왠지 좀 덜어질 듯 싶다. 물론 검단을 넘어서면서 급 우울해지겠지만.. 그래도. 벌써 내 전용칼로 야채 썰고 싶어서 마음속에선 이미 칼질이 시작됐다. 툭탁탁탁탁- 도마는 야단났다.
달리기는 김포읍으로 와서 모여서 택시를 타고 복귀를 했지요.
검단은 사단개인출발할 때, 이용했던 장소인데. ㅎㅎ
낮익은 지명의 호출은 나를 다시 그곳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군인으로 만들어버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