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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이 새벽조를 또 안깨웠다; 6시 14분.. 가까스로 일어나 후임들을 깨웠다. 아침조리를 시작하는 동시에 난 고구마를 다듬기 시작했다. 처음 만드는 고구마맛탕이라 망치면 어쩌나 겁이나기도 했지만 설레기도 했다. 취사병의 지루한 일상을 탈출시켜주는건 종종 이런 작은 것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이른바 '처녀작' 이다.
고구마 다 다듬고 8시 50분.. 해안으로 부식 40인분을 빼주고 바로 조리 시작.
물엿(많이) + 설탕(존나많이) + 간장(초큼) + 참깨(적당히) + 소금(초큼) = 단맛은 설탕과 물엿님이 담당하시고, 간장은 색깔만을 커버하고 소금이 짠맛을 살짝 내주시고, 참깨는 데코레이션. 소스완성;;
물론 처음 하는 조리인데다가 어차피 군대음식인데 딱히 레시피가 있을리 없으므로 가타부타 따지면 할말없다;;
고구마를 살짝 끓을때까지 삶아주고 그동안 튀김솥을 후임에게 미싱시키고 기름도 채우게 한 다음.. 불까지 올리라고 시킨다. 그리고 가구 세개를 튀김솥 옆에 엎어놓고 삶은 고구마를 담은 양푼을 올려놓는다.
180도 정도에서 튀기는게 정석이지만 우리 화부실 튀김솥 상태가 불량하므로 195~200도 사이에서 튀겨야 한다. 사실 난 국본좌기 때문에 늘 국만 했지 튀김은 항상 대영이 담당이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비록 튀김을 한번도 해본적은 없지만 그동안 지겹도록 봐온게 있으니, 오늘의 국은 노일병에게 맡기고 처음으로 튀김채를 잡았다. 아 설렌다~_~
그런데;
노일병 국 멸망시켜놓고 사지방으로 피난가고-_-.. 난 얼결에 국을 어떻게 살려보겠다고 다시다를 퍼부어보기도 했고 심지어 설탕도 넣어봤지만 된장국은 결국 똥국이 되었다.. 엄청난 양의 국을 다 쏟아버리고, 메뉴를 무려 미역국으로 대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서 튀김솥 기름 온도는 어느덧 190도에 이르렀다. 아놔-_-ㅅㅂ
촤아아아아아아앍 (고구마 튀기는 소리)
조낸 달콤하게 익었다. 난 역시 음식하는데 감각이 있다니까?! 신나서 냅다 튀겨냈다. 물론 뜨겁고 귀찮기 때문에 속이 다 익었는지는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럴때 후임들을 바로 마루타로 투입. 후임들이 소스에 찍어 먹어보더니 조낸 맛있단다. 그럼! 당연하지!!
문제는 고구마 양이 어째 좀 적다? 튀기고 나니까 양은 150인분도 될까말까 할 정도; 11중대 보급계가 달려오더니 부식 추진이 40인분이 아니라 20인분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보고; 고구마는 이미 40인분을 채워 보냈는데; 20인분 더 가져가야 한다네; 게다가 9중대도 식사추진한다는 교육장교님 전화. 병사들 '국 다됐어요?' '맛탕 다됐어요?' 와글와글.. 우현아 미역국에 참기름 살짝 뿌려라. 미역국 결국 기름국됐다. 야! 살짝 뿌리라니까ㅠㅠ 아놔 취사장은 늘 설상가상이라니까?!
... 나도 결국 못견디고 사지방으로 망명했다-_-.. 얘들아 뒷일을 부탁한다;; 작전상 후퇴야 이건;;
오늘 6시부터 꼬박 6시간을 일했네. '정말 수고했다!' 사지방에서 조용히 컴백하신 노일병 말씀. 오늘 맛탕 정말 조낸 맛있다. 거기다가 양도 코딱찌만큼이다. 100% 빵꾸 예감. 취사지원 다 끝날때까지 취사장 밖에서 떠돌아야겠다..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