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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간다 11월 29일!
예정보다 약 5일정도 밀렸지만. 일단 성과제부터 쓰고 보자고. 중대장님은 오늘도 내 정기 짜르기 전에 청원으로 댕겨서 12월안에 다 쓰라고 강요했지만, 취사장 상황이 사실 그렇지가 못하기에.. 이등병 둘을 궤도에 올리기 전에 내가 열흘 빠지면; 일병 둘에 이등병 둘, 하나는 연대입실; 사실상 네명. 어떻게든 돌아가겠지만 그 '어떻게든' 은 다소 잔혹하다.
우리 앞 침상 내가 아끼는 오광님이 결핵이란다. 그는 사랑하는 나를 두고 결국 수통으로 떠나버렸다. 얼결에 소대 전체가 결핵 검사를 받으러 갔다. 노일병과 막내들을 먼저 보내고 4시쯤 교대. 보급관님 차타고 보건소에 갔다. 돌아올때쯤에는 부식도 잡혀있고 정리도 어느정도 되어있겠거니 했다. 그러나 막상 돌아와보니 취사장은 엉망진창. 부식도 다 안잡혀있고 추진하러 온 사람들은 와글와글 거리고, 조리실 밖에서는 대대식당이 일반 음식점인줄 알고 그만 '손님은 왕' 투정. 아, 어지러워.
최근 간부 꼭대기부터 아래까지 내리 완전 개털리고 개털리고 개털린 나머지 정신이 혼미해진 취사병들. 넌지시 하는 칭찬 한마디에도 힘이 날텐데, 칭찬은 커녕 늘 반찬이 맛이없다느니 싱겁다느니 짜니 차갑다느니.. 조리실이 지저분하다느니 복장이 더럽다느니 휴게실 정리가 안되어있다느니.. 성의가 없다느니 뭐니 뭐니 뭐라뭐라..
그래서 군대라니까?
(소근소근) 취사병에게도 기본권을 보장하라-_-..
대영이가 척추분리증이란다. 취사병이 과연 힘든 보직이긴 한가보다. 늘 무거운걸 들어야 하고 하는 일도 결코 쉬운건 아니니까. 그동안 늘 아프다고 했었는데, 그냥 '나도 아픈데!!' 하면서 그냥저냥 지나갔던 일들이 좀 후회가 된다. 녀석 정말 많이 아팠나보다. 오죽하면 휴가 나가자마자 병원부터 찾았을까.
막내는 이미 연대에 입실해버렸고 대영이 역시 치료가 불가피할것 같은데. 대영이가 차지하는 위치가 크기에 압박감도 크다. 어쨌건저쨌건 나랑 5개월간 같이 일하면서 동고동락한 녀석이라 일에 대한 믿음도 큰데. 대영이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 왕고와 내가 열불나게 취사장을 돌려야만 한다. 이등병 둘을 궤도에 올릴때까지.
해안에서 선임이 취사병으로 온다는 소문이 있다. 예전에는 선임이 오면 그저 싫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솔직히 와도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 일에 대한 중압감과 숙련되지 않은 인원들과의 작업, 간부들의 압박까지. 와주면 일도 도움되고 배울수도 있고 책임감도 나눠가질 수 있고.. 올테면 와라!! 투고나 쓰리고나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아, 물론 벌써 왔다는건 아니고.
자꾸 탁탁 쏘는 말이 나온다. 공연히 티격태격 하게되고.. 군대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아 이것도 물론 휴가나가서 테스트 해봐야 안다. 난 본래 예의바른 사람이었다구-_-(과연?)
어찌됐건 벌써 10개월을 이러고 살았다. 지지고볶고 심지어 튀기고 태우기까지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웬만한 일에는 이제 크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고, 이빨도 많이 늘었다.. 나 정말 많이 컸다.
근데.. 전역은..............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