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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아무리 날고기는 사람이라도 군대에 가면 다 똑같이 어리버리한 사람이 됩니다. 개중에는 빨리 적응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전 후자였습니다.
306보충대, 9사단 훈련소, 17사단 보충중대, 12중대 생활관, 안암도 해안소초, 11중대 3소대 생활관, 그리고 휴가.. 60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계속 이곳저곳으로 거처를 옮겨다니면서, 내가 사회에 있을때 얼마나 한곳에 머무르길 좋아하고 무언가에 안주하길 좋아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주변 환경이 바뀌는 것을 늘 두려워했던 저에겐, 심지어 휴가나온 첫날 밤의 내 방 침대마저 어색했으니까요. 잠에서 깰때마다 여기가 생활관 침상이 아닌것에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릅니다.
어느덧 휴가는 모두 흘러가고 복귀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군대라는 환경에 적응하려다가 난데없이 휴가를 나와 사회에서 이렇게 한바탕 쉬고나니, 이젠 어떤게 꿈인지 헷갈리려 합니다. 군대에서 사회에 대한 꿈을 꾸고 있는건지, 사회에서 군대에 대한 꿈을 꾸고 있는건지.. 분명 난 사회에서 23년 가까이 살아왔는데 말이죠.
D-637.. 끔찍히 많은 숫자이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갔던 그 숫자일겁니다. 그리고 온실속의 화초같이 자라왔던 내게 주어질 637번의 시련일겁니다. 아마도 그 시련을 거치고 나면 좀 더 강하고 의젓해진 나로 거듭나 있겠죠. 지금의 시련은 앞으로 평생의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앞으로 닥칠 고난도 상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지표가 되어 주겠죠. 그것이 비록 타의에 의한 강압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일지라도 말입니다. 그러한 모든 고난을 거치고 바로 선, 이 땅의 예비역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 벅차오르는 내 가슴 속 모든 따뜻함을 내어 축복합니다.
짧은 휴가동안 나는 행복을 되찾았습니다. 행여 내일이 되면 그 행복을 다시 놓쳐버릴까 염려스러워, 오늘은 마음껏 눈물을 흘려도 괜찮을 것만 같은 밤입니다. 왼쪽 눈가엔 어머니, 오른쪽 눈가엔 아버지를 담아 흘려보내고 내일은 웃으며 떠나려 합니다. 그래서 아들은 나약함을 감추고자 오늘 눈동자에 한껏 부모님을 담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시간이 없어 잠깐 들렸다 가겠습니다..
몸 건강하시기를..
저두 성격이 비슷했고, 좀 힘들어 했던 거 같은 데요.. 지나서 보면.. 별거 아닙니다..
적당히..(어렵죠.. 이게..) 열심히 하고.. 적당히 즐기고..
사람들 하고.. 잘 어울리고..(중요하면서도.. 쉽지는 않죠..)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시간 되면.. 나름 책이라도.. 읽는 게 많이 남는 거..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