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앞 우면산을 그려넣은, 아름다운 세상빛을 반사하는, 오늘의 창문색은 노란빛. 하지만 노란빛은 울고 있다. 하늘은 내 시야 저쪽편에서부터 점차로 저려왔다. 버스에 들어서고, 버스 창문에 이따금 떨어지는 빗물하나마다 쪽지나 펜, 추억, 미련, 우산을 생각했다. 저쪽부터 점차로 흐려오는 하늘은 애석하게도 눈에 덧씌워진 노란빛을 점차로 지워갔다.

5월 1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부터 지나온 19일 동안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독하게 길면서도 지독하게 짧은 찰나의 순간들. 카메라가 담은것들은 많지 않은데.

지하도를 지나가던 길에 남색 우산을 하나 샀다. 우산이 펴지는 모양새의 끝에는, 얼굴이 흙빛이 된 남자가 희미하게 웃으며 서있다. 아직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괜찮았다. 이미 다 알고 나오는 길이다. 커피숍에는 나 혼자 있는게 아니었건만, 머리속에도 역시 나 혼자 있지 않았다. 그 자리는 나를 위해 마련된 자리가 아니었다.

비는 나를 씻겨줄 수 없었다. 하지만 남들의 이야기 또한 나를 씻겨줄 수 없을 것이다. 냉정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직 따뜻해서, 그래서 오늘은 비도 오려다가 말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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