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id #451
categorized under 추억 만들기 & written by BO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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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빌려달라 하신 책을 대출받으러 학교 도서관에 들렀다. 책을 모두 빌려 대출하려는 순간, 연체된 책이 있어서 대출이 불가하다는게 아닌가. 몇주전에 반납한 책이 모니터에 뜨는데, 반납일이 어제까지로 되어 있었다. 사서가 책 코드명을 적어주며 그 책을 찾아오라길래, 책만 찾아오면 오해도 풀리겠지 하며 찾으러 갔더니 역시나 책은 제자리에 있었다. 물론 반납을 했으니 당연히 있는거지만..
그런데 막상 책을 찾아 들고오니, 연체료를 내라며 두 사서가 동시에 나를 몰아붙이는게 아닌가. 언제 빌렸는지, 언제 반납했는지 따위의 질문으로 나를 심문하는데, 책 읽고 대출받고 반납하는게 무슨 특별한 일이길래 그걸 내가 일일히 다 기억하겠는가.. 생각나지 않는다 하니 연체료를 내라고 했다. 평소 한마디도 안하던,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그녀들은 어느새 이런 상황에 대한 예시에 재연까지 곁들이며 '당신을 책을 놓고갔거나, 반납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와 같은 결론을 내리며 이해가 되느냐고 물었다. 난 이해하기 싫어서 이해 못하겠다고 했다.
무표정으로 지갑에서 만원짜리를 꺼내들자, 사서는 뒤에계신 선생님께 문의해보는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왠지 선생에게 내 억울함을 호소하면 선생은 재량으로 이 난국의 종지부를 찍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결국 따라갔다.
하지만 웬걸, 사서보다 선생이 한 수 위였다. 날 거의 책도둑으로 몰아붙이듯 좀전에 사서들이 했던 소리에 살까지 잔뜩 붙인 재연을 또다시 연출하며 나를 나무라는게 아닌가. 선생이 반납처리를 안한채로 출입구에 책을 댔다가 반납처리 한채로 책을 댔다가 하는 통에, 한 커플이 경고음에 놀라 날 쳐다보았다. 난 어깨를 살짝 으쓱해 보였다.
연체일이 오래된것도 아니고, 책을 잃어버린것도 아니고, 책을 훼손한것도 아니고,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책이 제자리에 멀쩡히 꽃혀있었는데, 내 과실로 몰고가는 그 상황에서 나는 점점 지쳐갔다. '그냥 오십원 주고 말자' 하는 생각이 뇌속 가득 차올랐다. 그때부터 더이상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앵무새처럼 '네' 만 반복했다. 어차피 좋든싫든 계속 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당장 어머니께서 부탁하신 그 책들을 오늘까지 빌려야만 했으니까.
고작 오십원에 내 자존심을 파는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었다. 하지만 꽉막힌 사람들 앞에서 싸워서 득될것도 없었거니와, 논리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내 두뇌와 언행이 싸움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고객님 죄송합니다' 하며 윗사람이 내려와 고개숙이며 사과하는 것은 고압적인 사모님들 앞에서나 하는 일인걸. 난 억울하지만 내 과실을 인정하고 또 인정하고 부주의를 사과하고 또 사과해야만 했다. 왠지 선생이 다른데서 뺨맞고 내게 화풀이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수가 없었지만, 지는게 이기는거라 생각하고 모두 삼켜냈다. 하지만 처음에 사서가 연체료를 내라 할때 순순히 내고 문의는 됐다고 할걸 하는 후회는 연신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괜히 흥분한 선생 덕에 벌서는 듯한 느낌으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승복하고 있는 사이, 수명의 사람들이 나를 흘낏흘낏 보며 책을 반납하고 또 대출해갔다. 선생은 마침내 긴긴 사설을 마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십원으로 좋은(?) 인생경험 하는거다, 어서 돈 내고 가!"
그깟 오십원 덕에, 만원짜리는 9950원으로 돌아왔다. 책들도 드디어 내 품에 들어왔다. 만약에 그자리에서 행패를 부렸다면 이 책들을 빌릴수는 없었겠지.
늘 말하고 대답하길 귀찮아하던 사서들이 갑자기 말이 많아질땐 조심해야 할 일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깟 오십원' 이 아니라 '책도둑 취급 권장가' 다. 책도둑 취급 당하기엔 내 인간성이 가엽도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반납 확인 제대로 하지 못한 나를 탓할 수밖에. 우리 학교 사서에겐 언제나처럼 말없이 무표정으로 책을 받고 내주는것이 최선의 친절인가 보다.
어머니, 고난을 뚫고 결국 책 빌려왔어요ㅠ_ㅠ
근데1, 지갑엔 왜 만원짜리밖에 없었을까.
근데2, 차라리 오늘 연체를 알게된 것이 다행이었는지도.
근데3, 하지만 억울하네.
그런데 막상 책을 찾아 들고오니, 연체료를 내라며 두 사서가 동시에 나를 몰아붙이는게 아닌가. 언제 빌렸는지, 언제 반납했는지 따위의 질문으로 나를 심문하는데, 책 읽고 대출받고 반납하는게 무슨 특별한 일이길래 그걸 내가 일일히 다 기억하겠는가.. 생각나지 않는다 하니 연체료를 내라고 했다. 평소 한마디도 안하던,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그녀들은 어느새 이런 상황에 대한 예시에 재연까지 곁들이며 '당신을 책을 놓고갔거나, 반납확인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와 같은 결론을 내리며 이해가 되느냐고 물었다. 난 이해하기 싫어서 이해 못하겠다고 했다.
무표정으로 지갑에서 만원짜리를 꺼내들자, 사서는 뒤에계신 선생님께 문의해보는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왠지 선생에게 내 억울함을 호소하면 선생은 재량으로 이 난국의 종지부를 찍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결국 따라갔다.
하지만 웬걸, 사서보다 선생이 한 수 위였다. 날 거의 책도둑으로 몰아붙이듯 좀전에 사서들이 했던 소리에 살까지 잔뜩 붙인 재연을 또다시 연출하며 나를 나무라는게 아닌가. 선생이 반납처리를 안한채로 출입구에 책을 댔다가 반납처리 한채로 책을 댔다가 하는 통에, 한 커플이 경고음에 놀라 날 쳐다보았다. 난 어깨를 살짝 으쓱해 보였다.
연체일이 오래된것도 아니고, 책을 잃어버린것도 아니고, 책을 훼손한것도 아니고,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책이 제자리에 멀쩡히 꽃혀있었는데, 내 과실로 몰고가는 그 상황에서 나는 점점 지쳐갔다. '그냥 오십원 주고 말자' 하는 생각이 뇌속 가득 차올랐다. 그때부터 더이상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앵무새처럼 '네' 만 반복했다. 어차피 좋든싫든 계속 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당장 어머니께서 부탁하신 그 책들을 오늘까지 빌려야만 했으니까.
고작 오십원에 내 자존심을 파는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었다. 하지만 꽉막힌 사람들 앞에서 싸워서 득될것도 없었거니와, 논리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내 두뇌와 언행이 싸움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고객님 죄송합니다' 하며 윗사람이 내려와 고개숙이며 사과하는 것은 고압적인 사모님들 앞에서나 하는 일인걸. 난 억울하지만 내 과실을 인정하고 또 인정하고 부주의를 사과하고 또 사과해야만 했다. 왠지 선생이 다른데서 뺨맞고 내게 화풀이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수가 없었지만, 지는게 이기는거라 생각하고 모두 삼켜냈다. 하지만 처음에 사서가 연체료를 내라 할때 순순히 내고 문의는 됐다고 할걸 하는 후회는 연신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괜히 흥분한 선생 덕에 벌서는 듯한 느낌으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승복하고 있는 사이, 수명의 사람들이 나를 흘낏흘낏 보며 책을 반납하고 또 대출해갔다. 선생은 마침내 긴긴 사설을 마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십원으로 좋은(?) 인생경험 하는거다, 어서 돈 내고 가!"
그깟 오십원 덕에, 만원짜리는 9950원으로 돌아왔다. 책들도 드디어 내 품에 들어왔다. 만약에 그자리에서 행패를 부렸다면 이 책들을 빌릴수는 없었겠지.
늘 말하고 대답하길 귀찮아하던 사서들이 갑자기 말이 많아질땐 조심해야 할 일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깟 오십원' 이 아니라 '책도둑 취급 권장가' 다. 책도둑 취급 당하기엔 내 인간성이 가엽도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반납 확인 제대로 하지 못한 나를 탓할 수밖에. 우리 학교 사서에겐 언제나처럼 말없이 무표정으로 책을 받고 내주는것이 최선의 친절인가 보다.
어머니, 고난을 뚫고 결국 책 빌려왔어요ㅠ_ㅠ
근데1, 지갑엔 왜 만원짜리밖에 없었을까.
근데2, 차라리 오늘 연체를 알게된 것이 다행이었는지도.
근데3, 하지만 억울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