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신문을 읽다가

"여성부에서 아무리 여권신장을 부르짖는다 해도, 여성이 남성의 부와 권력에 편승하려는 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이 나라 여성의 미래는 없다"

는 답글을 읽었다. 그 글을 읽고나니 갑자기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일단 생각나는대로 써내려가도록 하겠다. (우선 내가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성 우월주의에 빠진 사람도 아님을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조선시대 후기 여성들이 남성보다 지위가 낮다고 해서 크게 불만이 있었을까? 실제로 여성들은 그들의 삶을 당연시했기 때문에 오히려 그러한 삶에 적응하고, 만족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교적인 사회분위기와,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부모와, 그들의 가르침 속에서 자란 여성들은 남성에게 종속되어 집안을 꾸리고 자식을 키워내는 그들의 지위를 오히려 스스로 당연시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급변하는 사회변화의 물결 속에서 비로소 여성들도 자신들의 권익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종속관계로 그들의 삶을 살아온 그들의 가치관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여성의 권익은 그들이 노력에 의해 점차 향상되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남성에게 종속되어 온 여성들의 태도의 변화는 그것을 미처 따라가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여권신장은 아직 반쪽짜리이다.

그리고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상으로도 아직도 진정한 남녀평등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그것은 우리나라에 여성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된다. 여성부의 목적은 여성의 권익향상이지만, 그 목적이 이루어진 후에는 굳이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여성부 자체가 여성의 특권을 인정하는 것이고, 여권신장이 이루어진 후에는 그것이 오히려 남녀평등을 방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여권신장이 많이 이루어져 이제는 정치, 경제면으로 뛰어드는 여성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남성의 직업으로 당연시되던 자리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면서 혼란을 겪고 있는 것처럼, 그들의 반쪽짜리 여권신장 역시 독립과 종속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듯 하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그들을 다시 종속관계로 돌려놓을 수도, 그렇다고 독립관계로 내몰 수도 없다. 남녀는 철저히 상호보완적 관계이기 때문에 남성은 지금 겪고 있는 여성의 갈등을 무조건 욕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바로잡고 지켜봐 줄 줄 아는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결국 여성의 진정한 남녀평등의 조건은, 그들이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이어야 한다.

무슨 일이든지 과도기에서는 수많은 문제점과 갈등이 불거져나오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여권도 현재 과도기에 서 있다. 이러한 과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남성과 여성 모두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갖출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남녀평등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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