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선이 좋겠다'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내가 긋는 선으로써 쉽게 재단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나는 내 세계에 아무 제한 없이 누군가를 받아들이는데 익숙하지 않다. 까닭은 아마도 그동안 내적으로 황폐화된 자신을 가감없이 새로운 이에게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적당한 거리감은 때로 적당한 긴장감이기도 하다. 너무 팽팽하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을 정도의 '선' - 나의 인간관계라는 것은 늘 완만한 동네 산 중턱에 걸터앉은 모양새였으니까. 사람은 늘 재미있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능동적인 사람 한명 있다면, 주변에는 수동적인 사람들이 6명 정도 둘러싸고 있다고 치자. 그리하면 그 형상은 대략 눈의 결정같은 형태를 띄게 된다. 그리고 그 한 변을 축으로 하여 한 무리가 다른 무리와 공유하는 기초를 만들고, 또 다른 무리와 연결되고, 또 연결되어 결국에는 벌집과 같은 구조를 갖는 것, 나는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런 그림을 상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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