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식의 모로코 결혼식으로 시작하는 이번 영상물은 무슬림의 인생 중 중요한 장면 몇 개를 선정하여 짤막하게 다루고 있다. 결혼, 출산, 할례, 장례 로 압축되는 이 영상물에서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보편성, 이를테면 희노래락의 감정 등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종교적인, 그리고 지역적인 특수성 또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헤나란 손발에 그리는 문신의 일종으로 액을 막고 건강과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헤나로 장식한 문양이 신부의 손에 가득 그려져 있는데, 손이 클로즈업 될 때마다 뒤에 앉은 학우들은 징그럽다며 고개를 돌리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했다. 평소에는 남성 중심사회인 이슬람 사회이지만, 이례적으로 결혼식날 만큼은 신부가 그날의 주인공이었다. 신부는 왕비 대접을 받으며 가장 화려하게 치장하게 된다. 아마도 이 결혼식을 치루는 날은 이슬람의 엄격한 하루하루의 나날들 중 풀어져도 괜찮은 날 중 하나일 것이다. 식장 외의 결혼식은 한번 더 이루어지는데, 이는 모스크에서 하느님께 하는 혼인신고라고 보면 된다.
 
결혼식 장면이 끝나면 출산한 아이를 위한 행사 장면이 나온다. 태어난 아이를 위해 사람들이 모여 축하하고 덕담을 나누는데,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기원하는 풍습이 자못 특이하다. 아이가 담긴 요람을 잡고 흔들어 아이를 되도록 많이 흔들어야 좋다는 것에서부터, 땅에 내려놓은 요람 옆을 쾅쾅 찧는 장면, 그리고 아이 위를 몇 번씩이나 넘어다니는 어머니까지, 왠지 말 못하는 아이가 괴로워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주었다. 반면에 그 축제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의 표정은 밝기 그지없었다.
 
화면은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서쪽 400km 떨어진 누라파로 이동한다. 아이가 자라나면 할례를 받게 한다. 지역적인 특성이나 종교적인 특성 등에 기인하겠지만,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할례를 받는것이 공동체를 쉽게 배반하지 못하는 신고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문의나 마취 같은것도 없이 그저 경험 많은 어른이 시술을 하는데 경악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또한 그곳의 특수성일 것이다. 주변에 대해 정화의식을 치루고, 물 담긴 그릇에 엄지손가락을 넣으면 아이의 고통이 덜하리라 믿는 어머니는 그렇게 하며 아이를 지켜보고 있다. 할례를 통해 진정한 무슬림이 되는 것이라지만, 마취를 하고도 고통스러웠던 어릴적을 돌아보면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일이긴 하다! 하물며 동네 할아버지의 시술이라니.
 
슐레이만 모스크에서는 장례식을 치루고 있는데, 몹시 간소하다. 여자는 장례식장에는 참석이 불가하며, 장례의식은 죽음부터 매장까지 24시간 안에 모두 끝이 난다. 천국으로 가는 고인의 발걸음을 오래 붙잡으면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에게는 즐거운 일일 것이나, 가족들에겐 너무나도 아픈 이별의 순간일 것이다.
 
결혼 - 출생 - 할례 - 죽음으로 이어지는 무슬림의 일생을 간략하게나마 돌아보았다. 이 일생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종교이다. 이러한 문화적 특징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종교적인 이해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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