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생일이 되면 으레 일기를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복닷컴도 어언 햇수로 13년차에 이를 정도니 내가 어떤 글을 썼는지 가물가물한 것들도 있기 마련이다. 평범한 일상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2월 15일에 대한 기억이 대체로 비슷비슷하다. 중3 봄방학때 내린 폭설이라든지, 어머니의 ‘공부하라’는 잔소리 거부권 행사 협약이라든지, 무의미하게 하루종일 게임만 한 하루도 있었고,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즐겁게 놀았던 기억, 재준이네 형제와 하윤이가 함께해준 기억 등.. 대체로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보면, 생일이라고 해 봤자 어차피 평상시에도 할 수 있는 일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뭔가 특별하다!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이고, 15일은 나의 생일이니, 발렌타인 데이 저녁은 연인들의 사랑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시간일 뿐 아니라 생일 전야제(?)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언젠가부터 나는 늘 1박2일 간 나만의 축제에 늘 홀로 들떠 지냈다. 초코렛은 어차피 크게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저 다음날이 생일이라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차 생일을 기억하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생겨남에 따라 점차 이 기간도 제법 연례행사처럼 구색이 맞춰져 갔다. 특히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인해 생일 축하 연락을 전해오는 사람들로 아침 출근길부터 잠들기 직전까지도 싱글벙글하고, 유치원 학기 마감 하느라 시간이 금인 여자친구가 그래도 남자친구 챙겨준답시고 14, 15일 양일 간 극진히 챙겨줬을 뿐 아니라, 이미 월요일부터 재준이네 형제와 하윤이가 마치 연례 행사처럼 올해도 생일을 꼼꼼히 챙겨줬고, 주말까지 잡힌 약속들도 생일 주간으로 인해 들뜬 나의 마음을 채워줄 사람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시상식 수상소감 만큼은 아니라도 이미 머릿속에 고마운 사람들로 가득하다. 비록 어제(15일) 하루 회사에 하루종일 매여 있다가 잠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한 것이 전부라고 할지라도, 마치 이번 주 내내 생일인 마냥 들떠 지낼 듯하다. 며칠 전 회사 일로 최고경영자 신춘포럼에 기자로 참석해 워커힐에서 칼질도 했지만, 그보다 어머니께서 싸주신 보온병 미역국이 더 맛있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정성과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회사 일로 인해 지방에 내려가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전화를 걸어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 말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오다니, 나도 이제 철이 들었나 보다.

돌아보면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곁에 함께해 주는 사람들, 멀리서 소식 전해오는 사람들, 보고 싶어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 생일이 뭐 별것이겠는가, 또 행복이 뭐 별것이겠는가, 이렇게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곧 축복인 것이다. 행복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TRACKBACK ADDRESS
http://sungbok.com/trackback/1457 관련글 쓰기
권용민 
wrote at 2012/02/21 00:34
성복아 생일축하해~ 늦었지만 ㅎ_ㅎ
BlogIcon BOK2 
wrote at 2012/02/21 17:24
감사감사ㅋㅋㅋㅋ
이름 :
비밀번호 :
홈사이트 :
비밀글 :
*1  ... *3  *4  *5  *6  *7  *8  *9  *10  *11  ... *567 
count total 400,149, today 25, yesterday 141
rss

전체 글 보기
추억 만들기
보낸 편지함
SB 행복투자 펀드
복2의 재테크 테크닉
복병장 취사일기
리포트 공작소
씨알 텍스트
성복닷컴 작업 노트
글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