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답사 중에 이미 저점을 한번 찍고 올라선 주가가 이젠 1600까지 간다고 난리다. 물론 집을 비우고 있었던 나로서는 전혀 손을 써 볼 도리가 없었고, 그 이후 계속 '내일이면 떨어지겠지' 를 되뇌며 미친듯이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닭 쫓던 개마냥 쳐다보고만 있었다. 금요일 주가는 1451.31까지 치솟았다. 3월 하순까지만 해도 1200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신문기사들이 많았는데, 윈도드레싱을 기점으로 그런 기사들은 점차 사라지고, 이젠 경제신문들은 연일 그래프의 빨간 물결에 못이겨 아예 신문지 자체가 빨간색인것만 같다.

얼마전에 현금비중을 늘리면서 비관론을 운운했던 나로서는 참으로 견딜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동안 지루하게 계속되어왔던 조정장이 이렇게 한순간에 끝날 수도 있는 것인가? 앞으로 1분기 실적발표가 남았다고 하지만, 이런식으로 가다간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않고, 아주 지속적인 활황장으로 이어질 것만 같은 분위기다.

상승의 원인이 어떠한 것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맨날 신문에서는 모멘텀이 어쩌구 베이시스가 어쩌구 펀더멘털이 어쩌구 하지만, 50대 50의 확률로 맞고 틀리기를 밥먹듯이 하는 신문기사를 믿을수가 없기 때문이다. 조정이 정말 마무리된 것인지, 3월 윈도드레싱의 여파가 지금까지 지속된 것인지, 외인들의 속셈에 놀아나고 있는 것인지.. 중요한 것은, 이렇게 상승분위기에 도취되어 따라가는 매수에 동참하면 또 한번 된서리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투신이 매도를 하는 까닭은, 개미들의 차익실현 목적의 환매 때문이라고 한다. 개미들이 상당량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더 주가상승의 여력이 남았음을 암시한다고 생각한다. 외인들은 앞으로도 주가를 끌어올려 개미들의 뭉칫돈을 다시금 유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주말에 한차례 더 주가가 올라갈 것을 예상하고 오히려 추가불입을 충분히 해두었다. 따라가는 매수라 할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분할매수의 원칙을 지키기 위함이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락에 베팅하기도 하고, 현금화전략이 유효하다고 떠들던 내가 결국 1400대에서 추가불입을 하게될 줄이야. 3월말부터 주가가 오르면서 10일의 자동이체일에 화를냈던 내가, 오히려 그 자동이체를 감사하게 여기게 될 줄이야..

'분할 매수 - 분할 매도'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철칙이다. 폭락장에서도 매수시점을 나누고, 활황장에서도 쪼개서 팔아야 한다. 간접투자의 최선은 시간과 자금을 분산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은 해외펀드들이 선전해 주고 있어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점차적으로 다시 국내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다. 대신에 이번엔 천천히 분할매수의 원칙을 지키며 들어가 보려 한다.

어쩌면 매일매일 신경쓰며 불입시기 따지는 나보다, 차라리 마음편히 적금붓듯이 자동이체만 하시는 아주머니들의 수익이 더 높을지도 모르겠다. 그분들에게 지금의 출렁임은 미래에서 돌아보면 잔파도에 불과할 테니까.

모든 신문기사들이 하락한다고 난리가 나면, 과연 주가는 오르는가 보다. 지금은 온통 오른다고 난리들인데, 다시 한번 하락의 기회가 올 것인가. 한달 전까지만 해도 1300 초반으로 떨어지면 매수시점으로 잡으려 했지만, 이제 그 시점을 1400으로 상향 조정한다. 참으로 마음 다스리기가 쉽지 않은 시점이다. 투자의 가장 큰 덕목은 그래서 어디까지나 '인내심' 뿐인가 보다.

* 거의 완벽히 상투를 잡던 어느날의 시황이다.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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