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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교수의 제문제 중간고사 전주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도서관에서 학문에 천착하는 대신 '시험공부에만 골몰'했던 시간들, 그 기나긴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왔다. 제문제 중간고사를 대비할 때부터 도서관에 있었으니, 근 한달 가량을 학과 공부에만 매몰되어 있었던 듯하다.
이미 몇 편의 글로 소개한 바 있는 동양사 강독
동강 종강 시간에 최교수님께서 인정하셨듯이, 우린 최고 수준의 한문 강독을 했다. 덕분에 이번학기 초에 계획했던 '한자 공부'는 비록 자격증 공부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한문 자체에 대해서는 많은 성장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도병습지'에서처럼 오히려 교수님의 의견이 틀리고 내가 맞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로, 한문 해석에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자 실력도 부쩍 늘었다. 하지만 이 과목으로 인해 나는 다른 과목을 대비하는 것이 매우 벅찼다. 엄청난 공부량을 요구하는 과목들이 많아 나는 학기 초부터 마음 편히 놀았던 순간이 거의 없었고, 열람실에 앉아있지 않으면 늘 공부 걱정을 하고 있을 정도로 학점과 학업에 목을 맸다.
강독은 시험 전날까지도 미칠듯한 자유강독 분량을 다 메우지 못해 위 스크린샷처럼 나를 포기하게 했지만, 기적처럼 시험 당일 아침부터 초능력이 발휘되어 가까스로 자치통감 9권 끝까지 전부 해석을 마칠 수 있었다. 물론 위처럼 정식 강독은 포기하고 원문을 읽으면서 막히는 부분만 체크하면서 지나갔지만, 그래도 모든 주석을 다 읽어보고 시험을 볼 수 있었기에 답안지 작성에는 크게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금요일이었다. 누군가에겐 블링블링한 후라이데이였겠지만, 내겐 최고 난이도인 한국사제문제와 최대 분량인 동양현대사, 그리고 태그실습이 필요한 인터넷의이해까지 하루에 몰아서 전부 다 봐야하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오죽하면 다음부터는 금요일 수업은 전부 빼서 주4파를 만들어야겠다는 조삼모사식 생각을 할 정도로 금요일은 악몽이었다. 목요일 9시에 커피를 마시며 도서관에 들어가 1초도 쉬지 않고 제문제와 동현을 봤음에도 과목당 한바퀴씩 돌고 나니 이미 오전 8시였다. 이 두 과목을 커버하기 위해 주말 전부를 할애하며 쉼없이 공부를 했지만, 그래도 당일 연속 시험 앞에 장사는 없었다. 특히 동현의 '훈정강령'은 지엽적 문제의 극치를 보여줬고, 결국 부분점수를 각오하고 훈정에 대해서만 적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주말간 내 마음은 내내 콩밭에 가 있었다. 이미 금요일에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해 방전되어버린 정신에, 미소공위와 남북연석회의 따위의 재미없는 내용을 공부해야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험만 끝나면 해방이 된다는 사실은 끝없이 나를 나태함으로 몰아갔다. 시험기간에는 뭘 해도 재미가 있다더니, 과연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따위의 문명의 이기들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도서관 자리에 앉아서도 주구장창 딴짓만 했다. 그나마 어떻게든 성복닷컴질을 참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 어떤 내용도 완벽하게 외운 것이 없었다. 역사의 '스토리'를 즐기는 내게 '협상내용' 같은 단순 암기로만 커버 가능한 내용들은 마지막까지도 집중을 방해했고, 끝내 퀄리티 떨어지는 마지막 답안지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저번 학기의 영광이 또다시 있을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이번 학기가 어지간히 지겹긴 지겨웠었나 보다. '해방 전후사'를 하도 자주 봐서 그런지 드는 생각은 온통 '해방' 뿐인걸 보니.
시험을 마친 반골&의악과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며 강의실에서 빠져 나오자마자 한바탕 수다를 떨다가 문득 깨달은 사실은 모레가 계절학기라는 사실이었다. 진정한 해방은 7월 중순의 일이었던 것이다. 뭐, 그래도 오늘만큼은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기로 했다!!!!
그럼 이쯤에서 내 최고의 공부메이트 좌우합작세력(좌철&의악)에 대해서도 몇자 적어볼까 한다. 이젠 왠지 학교 이야기를 쓸 때 이들이 들어가면 앙꼬없는 찐빵같이 느껴진다.
1. 인턴 좌철
한편 이러는 와중에 좌철은 코봉의 지원으로 한강성심병원 인턴에 합격했다. 좌철은 자신의 인턴 합격에 공헌한 추천남 코봉에게 미에로화이바 한박스를 희사했고 이후 그들의 합작이 이루어져 좌코봉당이 성립되었다. 그러나 어감상의 문제 및 프랑스의 자코뱅당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사학친화적으로 용어를 수정한 바 좌코뱅당이라고 했다. 실제로 자코뱅은 좌익을 뜻하는 급진주의이므로 본좌(본래좌철)인 좌철의 성향과도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2. 졸업예정자 의악
[졸업사진 이후로 하루도 안빼고 정수리에만 왁스를 바르고 출근하고 있는 의악(26) 미용실에서 왁스 바르는 법 좀 배우고 와라ㅠㅠ]
의악은 이번 4학년 1학기를 마지막으로 취업계를 내고 발굴장으로 떠난다. 도서관 공부메이트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의악이 내가 한눈 판 사이 어느덧 사회인이 될 준비를 마친 것이었다. '평소에는 좌철, 시험당일엔 의악'과 함께하는 우리의 도서관 라이프도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 해가 갈수록 더욱 더 강력한 스태미너가 체화되어가는 의좌왕 좌철과, 벼락만 쳐도 A+을 따내는 5000ml 타우린왕 오의악, 그 둘과 함께라면 그 어떤 공부도 두렵지 않았다. 그간 좌우합작-오복합작 등으로 연립적 추축세력을 구축해 온 사학과 변방의 소수민족정권 좌오복국은 그렇게 이번 학기를 원없이 불태우고 20일부로 그 조직을 해체했다. 고고학으로 대학원 진학을 하기로 결심한 그의 미래에 박수를 보낸다. 학문을 하기로 한 이상 더욱 더 기량이 업그레이드되어 졸업사진에서 보여준 모습처럼 멋있게 거듭나길 바란다. 오교수!!
드디어 4학년
한 학기 휴학도 해봤으니 이젠 스트레이트로 졸업까지 가야한다. 이번 학기만큼 학교 생활에서 부침도 많고 힘들었던 때가 없었다. 공부에만 몰두했음에도 예기치 않은 곳에서 마찰이 있기도 했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남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움츠러들기도 했다. 대학 생활이 길어지면서 편한 사람이 많아지는 만큼 불편한 사람도 많아지고, 내가 신입생때 그렇게 어려워했던 고학번이 바로 지금의 나라는 사실을 느낄 때마다 하루빨리 졸업하고 싶은 욕구가 꿈틀댔다. 작년~올해 일련의 일들로 인해 하고 싶은 일도 목표도 결정된 상황에서, 더 이상 학교에서 미적미적 거리고 싶지도 않고. 주변 친구들은 다들 학생일 때가 좋은거라고 자신은 더 응석부리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전역 이후로 그 응석이 없어져 버린 것 같다. 즐거웠던 대학생활은 다 지난 일이 되어버렸고, 고학년이 되어버린 나는 어느덧 대학생활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느덧 예비사회인이라는 중압감으로 치환되어버린 것 같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들 열심히 공부한다. 특히 06학번은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친구들이 많다. 지금까지 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용케도 잘 살아 남았다. 좋은 학점으로 무난하게 졸업하고 싶은게 내가 이제 학교에 바라는 마지막 소원인데, 그것도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우스개소리로 '내 꿈은 재벌 2세인데, 아버지께서 안 이뤄주시네요(?)' 이러던 시절도 이젠 다 지났나 보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더욱 더 평범함을 소망한다. 그저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 뿐이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간단한 소일거리이긴 하지만 세계사 문제집 해설보완을 맡아서 하고 있다. 나를 불러주시고 일거리를 주시는 형님들도 내게 큰 힘이 된다. 무지랭이 대학생에게 갑자기 좋은 일자리가 턱 하고 떨어질 리 없다는걸 통감하는 요즘, 이젠 자존심 세우지 않고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뭐든 열심히 하다보면 나도 언젠가 누군가를 끌어주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뭐든 열심히 하며 알찬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
Director : 후르츠펀치사무라이
주연 : 오복(복리에르), 의악(삼울리시우스 글루미우스 의악)
조연 : 후르츠펀치사무라이
2011년 汚호 태풍 메아리가 몰아치는 밤, 한 노인이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여 수용소에 수감되어 찾아온 후르츠펀치사무라이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그는 영국권 2세의 총아인 복리에르로서 우연한 기회에 삼울리시우스 글루미우스 의악의 성적을 보고는 그의 천재성에 감탄한다. 그러나 의악이 복리에르의 전장을 탈취하자 복리에르는 그러한 의악에게 천재성을 부여한 신을 저주하고 그를 증오하기 시작한다. 그럴 즈음 잉여로움과 음악적 열망에 시달리던 의악은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음악의 이해의 실패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자책감에 시달린다. 이를 본 복리에르는 이것을 이용해 의악에게 뮤직 아티스트적 환상에 시달리도록 하면서 삼북연주가 전문인 의악에게 사북연주를 부탁하자 계속돼 가는 심리적 압박에 결국 의악은 삼울의 기도를 부르짖으며 절대의악감을 얻게 되고 복리에르도 나름대로의 대가를 받아 서북방에 위치한 발이 짓밟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