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동안 추억도 많고 정도 많이 들었던지라 그만큼 참 많이 허무하기도 했던 오늘, 드디어 마더텅에서 퇴사했다. 그간의 짐을 정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나니 그걸로 끝이었다. 계약직이 뭐 다 그런거지만.. 문득 작년 군대 위병소를 나서던 때가 떠올랐다. 

은민트는 손을 가볍게 하기 위해 짐을 회사 택배로 부치는 깨알같은 저력을 보여줬지만, 난 세계사 책만 덜렁 가방에 담고 회사를 떴다. 엘리베이터에서 세콤 출입증을 목에 걸고 있었음을 알았지만 다시 들어가서 반납하기 귀찮아 기념품으로 삼기로 했다. 

사장님과의 시간, 이사님의 어색한 포옹, 아직 국사와 정치의 실제 출판된 책을 받아보지 못했지만 계약기간은 오늘까지였던고로 집에서 택배로 받기로 했다. (과목별로 한 다섯권씩만 보내주세요ㅋㅋㅋㅋ) 

아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아아아 

꼭 그동안 내 튼실한 돈줄(?)이기 때문만도 아니었고, 그간의 생활 때문만도 아니었고, 회사에서 알게된 좋은 사람들 때문만도 아니었다. 반대로, 튼실한 돈줄이자, 그간의 생활을 지탱해 주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던 그 익숙한 시간들을 놓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여담인데, 아쉬운 만큼 초밥을 먹다 보니 오늘도 배터져 죽을뻔했다. 이번주 내내 석식만 해도 왕돈까스곱빼기/순대&족발/뼈해장국/무한초밥 등등 먹을복 터진 나날들이었다. 내 식욕때문에 위장이 참으로 고생이 많았다. 이제 퇴사했으니 위장도 기름기 쏙 빠지겠구나(어흑 눙무리 주룩주룩ㅠㅠ) 

집에 와서 창섭이형의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학원 외주 알바를 맡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참 특이한 인연이다. 성복닷컴에 쓴 몇마디 글이 인연이 되어 알게 되고, 그가 내 학교 선배임을 알게 되고, 그 인연으로 그가 지휘하는 학교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게 되고, 또 그 공연을 계기로 식사를 하게 되고, 이렇게 외주업무까지 맡게 되다니. 

뭔가 칼같이 맞아떨어지는 이 느낌! 새벽에 선생님과 통화를 하면서 마더텅에서 내가 외주를 맡길때 하던 말들을 역으로 듣자니 입장이 바뀐 지금이 참으로 신기하고도 왠지 유쾌했다. 마더텅에서 겪은 5개월의 경험이 생각보다 컸다고 느꼈다. 그 전까지 마더텅에서 외주를 부리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내가 외주자가 되어 일을 하게 된다. 퇴사로 인해 시원섭섭 허전하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앞으로도 왠지 이런 길을 걷겠거니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아직까지는 일이 잘 풀려가는 것 같아 참 다행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2월부터는 미뤄뒀던 토익도 다시 시작하고.. 북피디 시절보다 더 바쁜 2월을 준비하려 한다. 난 잘할 수 있을거야! 마더텅에서 늘 의지가 되었던 젊은형과, 성복닷컴으로 만난 인연인 창섭이형.. 두 형님 덕분에 오늘 자칫하면 울적해질 수도 있었던 하루를 다시 기대감과 자신감 충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내가 하는 일과 앞으로 할 일도 중요한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삶을 살면서 좋은 인연 잘 이어가는게 가장 소중하다는거 잊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사람의 희망은 곧 사람이니까.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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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kkkkk 
wrote at 2011/01/29 15:30
인연이라는 거 , 생각보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소중한 2명의 인연을 얻으셨다니 부럽네요. 하하. 화이팅하세요!
BlogIcon BOK2 
wrote at 2011/01/29 16:15
감사합니다ㅎㅎ 열심히 살겠습니다(!)ㅋ
wrote at 2011/02/11 21:38
정신없는 일들의 러쉬~
밀려오는 일들에 몸을 한동안 맡기는 것도 인생을 즐기는 한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아까도 썼지만, 졸과 중퇴는 전혀다른 의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릴께요. 졸업과 수료보다도 더 큰 차이를 보이지요.
BlogIcon BOK2 
wrote at 2011/02/12 03:59
이왕 복학을 하기로 결심했으니 이번 학기도 후회없도록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제일 친한 친구도 복학하고 동기들도 대거 가세해서 이번에는 라인업도 매우 탄탄합니다ㅎ '일'이 휴식과 등치될 수는 없지만, 공부에 있어서는 일종의 휴식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이제 다시 공부를 손에 잡으면 또 열심히 헤쳐나가야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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