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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으로 나서는 순간, 모든 일에는 전부 돈이 필요하다. 인간다움만 잃지 않는다면 사람답게 살 수 있겠거니 했던 것도 다 어릴 적의 헛된 망상이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기본적인 생계 유지비를 넘어 어느 정도의 품위 유지비까지는 감당할 수 있어야 사람답게 생활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문득 ‘얻어먹고만 다닐 순 없지..’ 하는 공연한 자존심이 소스라치게 무서워진다. 갑자기 든 저 생각이,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차를 타고, 집을 구입하는, 그 모든 ‘돈 들어가는 일’ 들로 뻗어나간 까닭이다.
신촌에서
아끼는 친구 종윤이가 화천 발굴장에서 서울까지 왔다는 소식에 신촌으로 향했다. 여자친구가 가족여행을 준비하러 내려가는 그 날, 나는 고속터미널에서 그녀를 보내주고 집으로 향했다가 다시 미적미적 발걸음을 돌렸다. 차비가 아까워 늘 30분 가량 평지도 아닌 길을 걸어서 통학했던 나로서는, 다시 고속터미널로 돌아가기 위한 900원 따위가 아쉬워 뒤가 켕긴다.
당산에서 2호선을 타고 신촌에 도착했다. 발산에 사는 좌철 때문에 모임 장소는 신촌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정작 좌철은 오지 않았기에 이곳에 모인 이유가 사라져 버렸고, 설상가상으로 우리는 신촌을 잘 몰랐다. 늘 그렇듯 남자들이 모이면 으레 술집에 간다. 종윤이는 30여분 쯤 뒤에 도착했다. 발굴장의 햇살 속에서 일한 탓인지 얼굴이 검게 탔다. 전역하자마자 또다시 군생활이나 마찬가지인 발굴을 하고 있는 그의 고된 생활이 왠지 그의 얼굴에 드러나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학교 앞의 저렴함에 길들여져 있던 나는 술값이 점점 두려워진다. 꽁생원 같아 보인다고, 돈 가지고 치사해지지 말자며 어디에도 직접 내뱉지는 못하는 말들이지만, 이 곳은 어차피 보여주기 위해서 만든 곳도 아니고 그저 내 글을 모아둔 창고일 뿐이니까 여기에라도 내 감정을 배설해 놓아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그래, ‘나는 요즘 한푼두푼이 아쉽다’
술 탓도 있겠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종윤이를 보며 기분은 점차 좋아졌다. 술자리에 둘러앉은 우리는 4년전 신입생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하지만, 술값도 술값이지만 거의 2/3이상 남은 파전이 나를 속상하게 한다. 안 시켜도 될 것 같다고 분명히 말했지만, 이미 파전은 내 앞에서 식어가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차피 이 술집이든, 저 술집이든 화제거리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게 없다면 2차, 3차 자리 옮기면서 돈이 더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술집을 ‘대화를 나눌 장소’ 라고 가정하면, 장소를 옮기면서 또다시 시켜야 하는 술과 안주는 분명 자리를 점유하기 위한 ‘비용’ 으로 작용하지만, 실제로 자리를 옮기며 생기는 분위기 전환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늘 미적지근한 반대자의 위치에서 거부권만을 행사하고는 결국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매번 반대만 하는 사람이 좋아보일 리 없겠거니와, 천성적으로 저렴함을 좋아하는 거지근성(?)이 공연히 분위기를 좀먹는 것은 아닌가 해서 입을 다물 때도 많았다.
주완이가 아는 군대 동기가 일하는 곳이 있다며 홍대로 가자고 했지만, 반대했다. 밤을 새기로 작정하지 않은 이상, 집과도 한참 떨어진 이곳 신촌에서 3차를 가기에 주말 10시는 이른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신촌의 술집들은 대체로 만원이었다. 주완이는 다시금 홍대로 가자고 했다.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집에 가고도 싶었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일찍 헤어지는 것도 아쉬웠다. 망설이는 동안 주완이는 택시를 잡았고, 결국 택시에 올랐다.
예상치 못한 술집과 예상치 못한 가격과의 조우. 게다가 마치 클럽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우리는 거의 고함을 지르며 대화를 나눠야만 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친구들을 만난 즐거움으로 대화를 마무리하고 싶었던 나는, 또다시 살아남기 위해(?) 1차 때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열심히 지껄여야 했고, 급속하게 지쳐갔다. 실제로 그곳에서 일하고 있던 그의 군대 동기가 양주 몇 잔을 몰래 챙겨준 덕에 친구들은 이 곳에 온 의미가 있다며 좋아했지만, 내 지갑은 점차로 슬퍼졌다.
나는 분명 거지는 아니다
얼마전에도 한 친구가 자신의 생일에 빕스로 나를 초대한 적이 있다. 모처럼 고급스러운 저녁을 먹을 수는 있었지만, 우리 커플이 부담해야 할 금액만 5만원이 넘었다. 저녁식사 이전의 케잌값, 이후의 커피값도 이날의 경비에 추가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날 또한 마찬가지로 정신적 즐거움과 물질적 고통의 이원화 사례가 되었다. 친구와의 만남에 기쁘고, 그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했지만, 감당하기 힘든 과소비는 분명 우정과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야 할 자괴감으로 돌아왔다.
나는 분명 부자도 아니다
친구들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면 안된다고 배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합리적으로’ 쓰는 한에서 라고 생각되는건 어쩔 수 없다. 사람이 늘 합리적인 것은 아니기에, 나처럼 ‘저렴함’ 또는 ‘지지리궁상’ 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은 종종 이런 ‘소소한 과소비(?)’ 를 겪을 때마다 ‘친구들과의 우정’ 과 ‘현실적인 비용’ 사이에서 갈등하게 될 것이다.
옥션과 주식투자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는 나로서는 몇천원, 몇만원이 얼마나 소중한 액수인 줄 알기 때문에 더욱 한푼이 아쉬워진다. 그래, 난 현실적이고, 소인배, 구두쇠에, 저렴하고, 지지리궁상이라서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해도 쓰지 않은 것만 못한 글임은 인정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다만 그날 흘러나간 돈이 아쉬워 칭얼대고 있을 뿐이다. 이 글을 발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글을 친구들이 읽지 않길 바라는 이중적인 생각이 드는걸 보니 나도 참 간사하다. 하지만 오랜만의 포스팅이니 그냥 눈 딱 감고 발행해 본다. 어쨌든 이 곳은 '나의 가장 솔직한 자화상' 이란 모토에 충실할 뿐이니까.. 친구들아, 저렴해서 미안해..
당신의 학점을 저희에게 파십시오. 알차게 D-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숭실리안이셨군요.. ㅎㅎ 이것도 우연이라면 우연이겠지만.. 저 역시 숭실인이었습니다.. ㅎㅎㅎ
더더욱 반갑군요..^^
더운 날씨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전 곧 있으면 이사를 해야 해서.. 이사 준비에 여념이 없답니다... 방은 작은데.. 흠...........
옮겨야 할 책이며, 가구며, 기타 등등이 곤혹스럽네요.. 오늘도 그것들을 한동안 쳐다보기만 했답니다.. .. ..
더운 날씨 몸 조심하시구요.. ^^
ㅎㅎㅎㅎ
오랜만에 다녀갑니다.. 제도 제 블로그 관리를 좀 해야겠네요..
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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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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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종일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헥헥 거렸습니다..^^
5일 동안 일본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 뜻하지 않게.. 하꼬다떼에서 휴가를 보내게 되었네요.. ..
마음이 이리저리 편치 않기에 가는 마음이 무겁지만 .. 무더운 서울 날씨를 피해 시원한 북녘의 바람을 맞을 수 있다는 쳥량감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더운 날씨 잘 지내시구요... 다녀와서 또 한번 블로그에서 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