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에 땀이 차도록 고민을 하는 날은,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언가에 대한 해답이 쉽사리 활자로 풀리지 않는 날이다. 철학자처럼 고차원의 사고를 하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시시껄렁한 일상적 사고에 고민하는 것도 아니라면, 도데체 '그 무언가' 는 무엇이며, 그것에 대한 해답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고민의 분열은, 단층애의 그것처럼 내 두뇌의 중앙부를 가르고 있다. 한동안 풍성했던 글감들은 어느순간 머리속에서만 맴돌게 되었다. 그것들은 잡힐 듯 말듯 머리 속을 헤집으며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들을 잡기에 앞서 내가 본래 위치하던 곳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또 눈동자가 욱신욱신 아파온다. 눈동자가 지시하는 메시지는 보나마나 두려움과 불안, 둘 중 하나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일방통행이라서 나는 그것을 제어할 수 없다.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야만 한다. 그리 복잡하게 뒤엉킨 것은 아니기에, 돌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사실 순서가 잘못된 것과 관계없이 돌아갈 수 없다. 남겨진 미완의 과제를 핑계로, 나는 또 말같지도 않은 말을 지껄이고 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 우선 나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니까. 그래서 형언할 수 없다 하면서도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활자로 풀겠다고 고민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 혼란의 굴레를 벗어나는 때가 오면 평정심을 빌어 가까스로 완결을 지을 수 있겠지. 이런 조악한 글로 허장성세를 지키려는 어줍잖은 자존심이 싫어진다. 아직 남은 시간을 위안으로 삼자. 그렇게 하는 것이 싫더라도,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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