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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의 이순신은 내 가슴 속에 담겨져 있던 이순신의 환상을 깨기도 한다. 하지만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품은 이순신의 형체가 조금씩 정교해져 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배우의 이미지가 이순신의 이미지로 전이되는 것이 느껴졌다. 영상 속의 이순신은 재조명을 핑계로 내 가슴 속에 또 하나의 박제를 남기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순신 장군을 재조명하는 시대가 끝나는 것이 안타깝다. 트렌디 드라마가 끝나면 그 트렌드는 이내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이순신 장군은 어느순간 생생함과 감동은 사라지고, 점차 굳은 형체로 돌아갈 것이다. 이 사극이 끝난 뒤, 시청자들은 다들 잊지 않겠다 하겠지만, 이내 잊혀질 것이다. 그렇게 다시 굳은 형체로 돌아가는 것이다. 대중 속의 이순신이란 그런 것이다. 역사 또한 그런 것이다. 인간의 인생도, 영웅의 인생도, 부귀영화도, 드라마도, 인기도 마찬가지다.

눈으로 보이는 영상은 짧고, 마음으로 보이는 영상은 길다. 나는 사극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이순신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고 싶다. 꼭 드라마가 아니라, 책으로, 정신으로 좀 더 지속적인 감정을 공유하면 안될까. 우리는 언제 다시 이런 감동을 맛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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