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머니, 저의 짧은 25년 인생에도 자그마한 굴곡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럴진대, 그보다 넓고 깊은 부모님의 근래 심정이 어떠할지 감히 온전히 가늠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 모두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의식적으로 힘을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고작 물질적인 영고성쇠의 굴곡 쯤이야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믿습니다. 

온갖 풍파 속에서도 우리의 건강이 육체적으로 위협받지 않고, 자고 일어나면 내일이 오는 것처럼, 우리 가족의 인생에도 여전히 미래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희망을 먹고사는 우리네 삶에도 빛은 찬란하게 우리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그 빛을 따라가는 원동력은 결국 희망이고, 가치판단의 개입 없이 그저 '내일' 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래미안에서의 마지막 날, 품었던 많은 꿈들이 지금 제 두 눈 앞에 다시 돌아와 명멸하고 있습니다. 한달여의 기간동안 저는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비록 그것이 제 신분상 물질적 극복은 아니었지만, 정신적으로 건강함을 잃지 않고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약한 제게 세상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고, 그 녹록하지 않음을 일깨워 준 근래의 직접적 체험은, 아마도 제 인생 전체에 걸쳐 가장 강렬하고 뜨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어리고 여린 제게 늘 변함없이 거대한 나무가 되어 주심을 감사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저의 '기본' 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상승곡선을 그릴 때에도 기본을 잊지 않았으며, 바닥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에도 부모님을 생각하며 기본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역할이 바뀌어 제가 나무가 되는 날이 오면, 부모님께서 주셨던 그늘과 안식을 잊지 않고 저의 가지를 넓게 펼치겠습니다. 제 그늘 아래서 편히 쉬시게 될 그날까지, 어떤 일이든 목표든 성실함과 열정을 잃지 않는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 내일보다 나은 모레를 만들기 위해 우리 가족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 진실된 삶을 함께하고 있기에 저는 지금 더없이 행복합니다. 더불어 성복이와 인복이가 이루어 나가는 두 형제의 행복만들기 또한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두근거리는 내일을 기대하며 이제 잠을 청하려 합니다. 사랑합니다. 

2010.05.08 02:22AM 아들 성복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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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0/05/10 13:4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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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0/05/11 01:35
저희 가족은 건강하니까요..ㅎㅎ 무엇보다도 웃음을 잃지 않아야 미래도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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