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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ized under 복병장 취사일기 & written by BO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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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일손이 부족한 취사장이기에 휴가 가는 날은 꼭 아침밥을 해야한다. 콩나물국을 끓였지만 집밥의 달콤함을 생각하며 먹지않았다. 털보랑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악수와 포옹을 나누고(내가 복귀하면 그는 휴가, 그가 복귀하면 나는 전역), 후임들의 눈총(?)을 받으며 대대왕고는 숨가쁘게 위병소를 통과했다.
나의 전역을 위해 어머니께서는 집을 꽃단장해 두셨다. 당신의 인테리어와 그림이 가미된 내 방은 더더욱 간지나게 바뀌어 있었다! 휴가임을 귀신같이 알아챈 재준이와 동훈이의 전화도 오고, 그동안 부대에 쌓아두었던 애물단지들을 풀어놓고 나니 비로소 실감이 난다. 전역이 코앞이라는거! (복귀>격리>전역)
사진 협조: 디에스(22)
오늘은 하루 먼저 나간 이웃중대 친구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디에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시반에 만나기로 하고 주식을 잠시 즐겨준 뒤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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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강풍, 우린 분파격리(분파와 함께 사라지다 편 참조) 시절 잡지에서 스크랩 해둔 돈까스집을 찾기 위해 압구정으로 달렸다. 스크랩 내용: '한양파출소 맞은편 파스쿠치 골목 좌회전' 과 전화번호, 이것만으로 무모한 도전은 시작되었다.
맛집탐방의 목적을 넘어, 오늘의 모토는 '압구정을 즐기자!!' 하지만 날씨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미칠듯한 추위는 디에스의 배탈을 재촉했고, 독립운동 군자금을 댔다던 까스활명수를 먹인 뒤 파스쿠치에서 커피를 시켜 마셨다. 이로써 손을 따는 것보다 더 강력한 까스활명수+느끼커피 조합은 체한 뱃속도 가라앉힘을 확인했다.
모진 추위와 무거운 엉덩이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나 돈까스집을 찾아 길을 나섰지만 오리무중, 압구정역 근방에만 파스쿠치가 두개가 있음을 알고 우린 우선 한양파출소를 찾기로 전략을 수정했지만, 우린 끊임없이 강풍 속에서 걸음을 내딛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한편 패션의 중심(?) 압구정은 점차로 구석구석 숨겨진 옷집들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마침내 로데오거리까지 가로지르기 시작한 우리는 돈까스는 저녁으로 미루고 일단 압구정의 패션을 입어보기로 했다.
(입장) \115,000 ! (퇴장)
(입장) \223,000 !! (퇴장)
(입장) \611,000 !!!!!!!!! (퇴장)
돈이 없는자, 옷을 살 자격도 없다-_-!! 터무니없는 가격표를 볼때마다 어머니께서 쥐어준 돈들이 서운해 할 정도였다. 강남을 모르는 강남사람 복왕과 디에스는 신사~압구정~청담 근방을 휘몰아치며 어느덧 아이쇼핑을 빙자한 방한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디에스는 '어딘가에 한양파출소가 있을것이다!' 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복선을 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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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볼이 벌겋게 얼어붙을 때마다 매장에서 매장으로 나이더스 커널을 타던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한양아파트단지까지 흘러갔고, 디에스의 예감은 적중했다! 한양파출소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이건 뭐 보물찾기놀이로 와전되어버린-_-) 횡단보도를 건너 파스쿠치 앞에서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그리고 골목에서 좌회전을 마쳤다. 근데,
문제의 돈까스집이 없다??
그때부터 또 이곳을 이잡듯이 뒤지며 이 사거리가 아니라 저 사거리다, 우회전인데 좌회전으로 오타난거다, 논쟁을 벌이며 근방을 전부 수색했다. 어느덧 볼이 얼어붙어 말도 제대로 안나오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이제와서 돈까스집을 놓칠 수는 없었다! 우리가 무엇때문에 해가 지도록 이곳에서 헤매고 있었는데!!
그때 생각난 전화번호, 02 *** **** 로 냉큼 전화를 걸었다. 차라리 전화로 물어보고 찾아가는게 빠르겠지. 맛집 하나 따위에 우리가 걸어온 고생길을 생각하면, 이건 뭐 거의 행군 중 대휴식급의 보상은 반드시 있어야만 할 것이었다!
'가정집인데요..'
!!!!!!!!????!!!!!!!!!!?????!!!!
그제서야 우린 돈까스집이 없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패션의 중심에서 맛집을 외치던(?) 우리는 그렇게 황량한 한파 속에서 헤매다 그만 목적지를 잃은 압구정표류기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3대대 최강콤비 복왕 앤 디에스가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었다.
'떡볶이나 먹으러 가자!'
디에스의 권유를 듣자 왠지모르게 오늘 우리가 압구정에 온 것은, 외제차가 즐비한 이 럭셔리동네에서 분식을 먹는 아방가르드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하는 몽상에 빠져들게 했다. 럭셔리와 분식의 묘한 크로스오버를 온몸으로 체험하고자 다시금 굳어버린 안면 근육을 수축이완하며 기를 모아 포장마차 수색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한파ㅠ),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허기져ㅠ) 포장마차마저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고, 지쳐가던 우리는 결국 먹을 것도 못먹고, 사려던 옷도 사지 못한 채, 캄캄해진 어둠 속에서 압구정역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우리는 오늘 이루지 못한 과업, 내일 다시 만나서 이루자며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하며 헤어지려 했지만, 그나마 퇴근길 지옥철에 휩쓸리고 말았다. 하루 종일 내 얼굴을 할퀴었던 압구정의 칼바람은 어느덧 까맣게 잊어버리고, 인파들의 열기 속에서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어머니께 외식을 하자고 전화를 했다.
'뭐 먹고 싶은데?'
'돈까쓰으!!!!!!!!!!!!!!!!!!!!!'
'새벽에 짜장면 먹는 꿈꿨다며?'
'돈까쓰으!!!!!!!!!!!!!!!!!!!!!!!!!!!!!!!!!!!!!!!!!!!!!!!!!!!!'
결국 나는 가족과 함께 간 집앞 돈까스집에서 히레까스를 허겁지겁 해치우고서야 '꿈★은 (이렇게도) 이루어진다' 를 외치며 주린 배의 한을 채워줄 수 있었다. 아아, 이 죽일놈의 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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