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선 몇 개월의 고뇌가
지금 내 눈 앞에 서 있다
돌아가기 싫다 돌아가기 싫다
스쳐간 추억처럼
온전히 담을 수 없는
너라는 피사체
몇번의 깜박임에 상이 맺힌다
시야를 가리는 물줄기
문득 젖어드는 방울은
눈시울을 천천히 휘감아 돈다

조리개가 잠긴다
눈꺼풀 잇닿은 방울
나의 눈물인지
렌즈를 적신 빗물인지
카메라는 울고 있다

너는 손이 없어 나를 잡지 않고
너는 입이 없어 내게 말하지 않는다
한동안 고뇌라 이름 붙였던 너에게
이젠 추억이라 명명해도 좋겠지

다시 내가 네 앞에
네가 내 앞에
울며 마주서는 일이 없기를
다만 이따금 너를 떠올리면
빛바랜 사진들을 품은 너는
미소짓는 추억 속에 서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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