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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장 뒷편 건조창고 비닐이 찢어진채 방치된지 어언 한달, 본래 동계엔 비닐, 하계엔 방충망을 이용하는데, 작년 비닐이 올해 여름을 거쳐(개 온실효과) 가을까지 온 것이었다. 그 오랜 세월을 견뎌냈으니 비닐이 성할리 없었지만, 모두들 '다시 겨울이 왔다' 며 방충망 작업을 제꼈음을 내심 안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참견하기 좋아하는 윗사람들이 그냥 지나갈 리 없고, 비닐을 교체하라는 지시가 나온 뒤 한참만에 관리관은 일일결산 가는길에 보급관에게 건조창고 비닐 교체하라고 지시하란다. (보급관이 보직상 관리관의 직속상관이지만, 관리관이 1년 선배라서 사실상 주객이 전도된 상태)
'보급관님, 취사장 뒷편에 건조창고가 있는데, 관리관님께서 창고 비닐을 교체하라고 하...'
'야이 ㅁ애홰빔ㅇ후ㅐㅂ엎챈왜ㅣㅂㅁㄴ야ㅓ!!!!!!!!!!!!!!!!!!!!!!!!!!!!!!!!'
'죄송합니다-_-..(내가 왜 죄송하냐고~!)'
뭐, 이틀 뒤 전장비 등 두어개의 재물조사를 동시에 앞두고 한참 바쁜 시점이니 화를 낼 만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욕을 먹을 필요는 없지않은가. 상관이 무능하면 그 아래가 고생하기 마련이다.
한바탕 화를 내던 그는 그 자리에서 관리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급관은 불새버거 광고처럼 한순간에 안색이 확 변하더니,
'최중사 입니다~ 요즘 많이 바빠서..(중략) 어떻게든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가장 좋은 비닐로 꼭 사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네' (뚝)
(싸늘) '됐지?'
비닐은 보급관이 살테니 수리는 취사병이 하라는거다. 눈치빠르게 물러나오긴 했지만, 어쨌든 깐족비아냥의 달인 관리관의 지시를 달성하지 못한 터라 욕먹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저번 '체육대회 간장사건' 때도 그렇고 허구헌날 보급관과 관리관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새우등 뿅뿅 터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를 찾아가 이실직고를 하는데, 관리관, 몹시 기뻐하면서 말하길,
'난 원래 시킬 생각 없었는데 걔보고 시키면 비닐 정도는 사줄줄 알았다~ 돈아깝잖아~'
하며 기쁨을 만면에 표출하는게 아닌가. 멋지게 계책을 성공시켰다며 으스대는 그를 보면서 그의 묘책(?) 탄복하는 척 하며 물러나왔다. 그렇게 관리관은 자신의 승리를 자축하며, 들뜬 마음에 바로 노왕을 시켜 건조창고 비닐을 다 뜯게 했다.
그러나 보급관은 묵묵부답, 날씨는 먹구름으로 우중충해지고, 그날 저녁 우린 건조창고의 멸치나 박스들을 들어내 실내로 옮겨야만 했다. 그날 밤, 결국 정신없이 폭풍우가 몰아치고, 우리는 일을 만드는 관리관의 능력에 진심으로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보급관은 비닐을 사오지 않았다. 결국 안에 있던 모든 집기류들은 비를 흠뻑 맞았고, 게임은 결국 보급관의 승리로 끝났다. 보급관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게 바로 손안대고 코푸는 계책일까? 보급관에게 비닐을 사오게 하려던 관리관의 계책은, 보급관이 그저 '가만히', '기우제를 지낸 덕(?)' 에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 상황에서 나는 내일 휴가를 간다-_-; 과연 내가 복귀할때까지 건조창고엔 비닐이 설치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없는 동안 책임이 또 내게 전가되어 있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